외가의글(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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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께
요 며칠 많이 추운데 잘 계시겠지요 얼마전 외가의 형제계 모임에서 뵙고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외삼촌의 편지를 받고 나니 불현듯 어릴 때의 생각이 떠 오릅니다. 초등학교 때 부끄러운 기억들 부터 여태까지의 일들이 주욱 주마등처럼 펼쳐 집니다. 어느해 인가 일요일 오후 외삼촌과 ..
2018.01.25 -
가시침 3 - 海風가시
海風가시 9년이 지난 1979년 초봄. 아니 늦겨울이었다. 해봉은 이미 세 아이의 아버지가 돼 있었으나 그토록 며느리의 섬김을 열망했던 부모님의 기대에 맞추지 못하고 대구에서 어느 일간지 기자로 근무하고 있는 자신이 창피스러웠다. 한가지 좋은 점은 아버지의 선향인 청도가 대구에선..
2016.06.14 -
가시침 2 - 바람가시
바람가시 자칭 효자 해봉은 어릴적부터 몸이 약했다. 그것은 어느 비오던 날의 사건에서 비롯됐다. 해봉의 아버지가 한창 노름에 미쳐 귀가가 늦던 어느날 호롱불을 켜기위해 성냥을 찾던 수학이 이불자락에 발이 걸려 해봉의 얼굴위에 주저앉으며 해봉이 코피가 터졌던 것이다. 코피를 ..
2016.06.14 -
가시침 1 - 탱자가시
가시침 탱자가시 「깡 깡 까아앙 … 깡 깡 까아앙 … 깡 깡 깡깡 까아앙 …」 “누부야 시끄러버 죽겠다. 마” 두손으로 귀를 막으며 해봉이 고함을 쳤다. “시끄러버도 우야겐노 ! 참아야지.” “그래도 시끄러버 죽겠다. 마 미치겠다.” 해봉은 펄쩍 펄쩍 뛰며 정말로 못 견디겠다는 듯 ..
2016.06.14 -
나잇값
나잇값 박도영 오랜 세월 전 30대로 들어서며 29세로써 싱그러운 내 청춘의 시절은 다 끝났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40세를 맞을 때는 인생의 꿈이 사라져 버렸노라 상심했다. 그때까지도 어느 방면의 자격증이든 한 가지는 따놓겠다는 일이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있었기에. 하지만 아 이 ..
2016.02.28 -
바다와 어머니 - 2011년 [여성조선] 수상작 (이모님글)
바다를 보면 나는 어머니가 생각난다.나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어머니의 영상은 항상 바다와 함께였다. 어머니는 십팔 세 꽃다운 나이에 한 살 위인 아버지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포부가 컸던 아버지의 의지(意志)에 따라 부부는 삼년 만에 고향을 등지고 바다가 있는 곳에 둥지를 틀었다..
2011.08.10